Chapter 6

6.3. 외국인 통계는 왜 서로 다르게 보이는가

외국인 유입은 인구감소의 빈칸을 일부 메울 수 있지만, 통계 정의와 지역 정착 조건을 구분하지 않으면 과대평가되기 쉽다.

## 외국인 통계는 왜 서로 다르게 보이는가

한 지역의 외국인 규모를 말할 때 우리는 흔히 하나의 숫자를 기대한다. 그러나 실제 행정 현장에서는 같은 지역을 두고도 서로 다른 숫자가 나온다.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 법무부 등록외국인, 국가데이터처 인구총조사 외국인은 모두 “외국인”이라는 말을 쓰지만, 묻는 질문이 다르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가 돌봄, 교육, 복지, 통번역, 지역사회 통합을 위해 파악해야 할 주민을 본다. 법무부는 체류자격과 등록이라는 출입국 행정대상을 본다. 인구총조사는 조사 기준시점에 국내에 3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 국적자를 본다.

따라서 통계 간 차이는 단순한 오차가 아니다. 어떤 차이는 귀화자와 외국인주민 자녀를 포함할지의 문제이고, 어떤 차이는 90일 초과 등록 여부의 문제이며, 어떤 차이는 조사 기준시점에 실제로 상주하고 있었는지의 문제다. 외국인정책을 노동력 확보로만 보면 법무부 등록외국인이 먼저 보인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학교, 보건소, 임대주택, 산업안전, 가족지원, 언어지원의 수요를 읽으려면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 통계가 더 넓은 경고등 역할을 한다.

시군구 수준에서 가장 직접 비교할 수 있는 것은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과 법무부 등록외국인이다. 아래 그림은 2024년 기준으로 같은 시군구 이름을 연결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해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 수에서 법무부 등록외국인 수를 뺀 값이 큰 지역을 정리한 것이다. 막대는 사람 수 차이이고, 선은 그 차이가 해당 지역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행안부 외국인주민과 법무부 등록외국인의 차이가 큰 시군구(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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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행정안전부 2024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 KOSIS DT_1B040A11 법무부 등록외국인

같은 시군구 이름으로 연결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에서 법무부 등록외국인을 뺀 차이를 계산했다. 차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귀화자, 외국인주민 자녀, 장기체류 등록 범위의 차이를 반영한다.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지역은 대체로 두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시흥, 화성, 평택, 김포, 김해, 아산처럼 제조업과 물류, 산업단지가 강한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등록외국인도 많지만,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은 그보다 더 넓은 생활권 주민을 포착한다. 노동자로 들어온 사람이 지역에 머물고, 가족이 생기고, 자녀가 학교에 다니며, 일부는 국적을 취득하거나 외국인주민 자녀로 분류된다. 외국인 유입이 일시적 노동력 공급을 넘어 지역사회 구성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둘째는 구로, 금천, 영등포, 부평처럼 수도권 안에서 오래된 이주민 네트워크와 주거·일자리 생활권이 겹치는 지역이다. 이곳의 큰 차이는 체류 행정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생활권의 두께를 보여준다. 같은 외국인이라도 출입국 관리의 대상인 사람과, 학교와 병원과 시장과 지역 공동체 안에서 매일 관계를 맺는 사람은 정책적으로 같은 의미가 아니다.

세 통계를 시도 단위에서 나란히 놓으면 기준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은 귀화자와 외국인주민 자녀까지 포함하므로 대체로 가장 넓은 범위를 보인다. 인구총조사 외국인은 3개월 이상 국내에 거주한 외국 국적자라는 거주 기준에 가깝다. 법무부 등록외국인은 90일을 초과해 체류하기 위해 등록한 사람이라는 행정 기준에 가깝다.

시도별 외국인 통계 기준의 차이(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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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행정안전부 2024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 KOSIS DT_1JA1503 인구총조사 외국인, KOSIS DT_1B040A11 법무부 등록외국인

국가데이터처 인구총조사 외국인 자료는 이 표에서 시도 단위로 제공되므로, 세 통계의 직접 비교는 시도 단위에서 제시했다.

정책적으로 중요한 것은 “어느 숫자가 맞는가”를 고르는 일이 아니다. 질문에 맞는 숫자를 쓰는 일이다. 지역의 산업 인력 부족을 보려면 체류자격과 등록외국인이 중요하다. 학교와 보육, 가족지원, 의료 접근성, 통번역 수요를 보려면 외국인주민이 더 적합하다. 외국 국적자로서 실제 거주하는 인구의 규모와 구조를 보려면 인구총조사가 필요하다.

시군구 차이가 큰 지역은 특히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이 법무부 등록외국인보다 훨씬 크다는 것은 “통계가 부풀려졌다”는 뜻이 아니다. 그 지역에서 외국인 관련 정책수요가 출입국 관리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귀화자와 자녀, 결혼이민자, 외국국적동포, 장기체류 노동자가 한 지역의 학교와 산업현장과 주거지 안에 함께 놓이면, 외국인정책은 더 이상 출입국정책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외국인을 인구감소의 해법으로 말하려면 이 차이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등록된 노동자를 몇 명 더 받는 문제와, 한 지역사회가 새로운 주민을 품을 수 있는 제도를 갖추는 문제는 다르다. 숫자의 차이가 큰 곳은 행정의 실패 지점이 아니라 정책의 질문이 바뀌는 지점이다. 그 지역에서는 “외국인이 얼마나 왔는가”보다 “그들이 어떤 주민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