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3.4. 지역 출산정책은 실제 인구를 남기는가

저출산 정책은 출산율 반등만이 아니라 출생아 수, 코호트 잔존, 정주 조건, 재정 투입을 함께 놓고 평가해야 한다.

전국 정책을 점검하는 지역 사례

한국의 저출산 정책을 평가할 때 특정 지역의 높은 출산율이나 큰 출산장려금은 자주 성공 사례로 제시된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과 그 가족이 지역에 남았다는 사실은 같은 문장이 아니다. 이 절은 출산장려금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다섯 군을 골라, 출생연도 0세 인구가 4년 뒤 같은 지역의 4세 인구로 얼마나 남아 있는지 따라간다.

이 점검은 정책을 더 차분하게 보게 만든다. 출생 직후의 현금지원은 출산 결정의 문턱을 낮출 수 있지만, 아이가 네 살이 될 때까지 가족을 붙잡는 힘은 주거, 일자리, 돌봄, 어린이집, 학교, 의료 접근성이 함께 만든다. 그래서 0세→4세 코호트 잔존율은 출산장려금의 단기 홍보 효과가 아니라 지역 생활 조건의 지속성을 묻는 지표다.

패널 그림은 각 군마다 왼쪽에 조출생률, 오른쪽에 0세→4세 코호트 잔존율을 붙여 놓았다. 여기서 조출생률은 합계출산율이 아니라 해당 연도 출생아 수를 전체 인구로 나누어 1,000명당 몇 명이 태어났는지 보는 지표다. 예컨대 영광군은 2019-2020년에 조출생률이 10명대까지 높아졌지만, 같은 시기 출생 코호트의 4세 잔존율은 65-73% 수준으로 떨어진다. 해남군은 2013-2016년 조출생률이 높았지만 잔존율은 절반 안팎에 머문다. 반대로 고흥군은 조출생률 자체는 높지 않아도 2013-2018년 출생 코호트의 잔존율이 100% 안팎을 보이며 전입 효과가 코호트를 보강한다.

2013-2020년 출생 코호트를 2017-2024년 4세 인구와 연결해 보면 평균 잔존율은 고흥군 96.08%, 진도군 93.17%, 영광군 81.20%, 강진군 70.11%, 해남군 57.82% 순으로 갈린다. 이 차이는 지급액의 크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어떤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아이가 출생 코호트를 보강했고, 어떤 지역에서는 출생 이후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가족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더 강했다.

출산장려금 적극 지역: 조출생률과 0세→4세 코호트 잔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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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OSIS DT_1B8000I 시군구/인구동태건수 및 동태율, DT_1B04006 행정구역(시군구)별/1세별 주민등록인구

왼쪽은 출생연도 기준 조출생률(해당 연도 출생아 수/전체 인구×1,000), 오른쪽은 같은 출생연도 0세 인구가 4년 뒤 4세 인구로 얼마나 남았는지를 보여준다.

태어난 아이는 지역에 남았는가

각 군의 왼쪽 그림은 KOSIS 공식 항목명으로 조출생률이다. X축은 ‘출생년도’이며, 값은 해당 연도 전체 인구 천 명당 출생아 수다. 합계출산율처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를 뜻하지 않는다.

오른쪽 그림은 0세→4세 코호트 잔존율이다. X축은 역시 ‘출생년도’이지만, 괄호 안에 4세로 관측되는 연도, 즉 출생년도+4년을 함께 표시했다.

오른쪽 선이 100%에 가까울수록 출생연도 0세 인구가 네 살이 될 때까지 지역에 비교적 많이 남았다는 뜻이다. 100%를 넘는 해는 해당 코호트가 줄지 않은 것이 아니라, 네 살이 되기 전 다른 지역에서 들어온 아이가 더해졌다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반대로 잔존율이 낮은 지역은 출산장려금이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보다, 출생 이후 가족이 머무를 조건이 충분했는지 물어야 한다. 정책의 시험대는 출생신고서가 아니라 아이가 어린이집과 학교로 넘어가는 생활의 시간이다.

2013-2020년 출생 코호트 평균 잔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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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OSIS DT_1B04006 행정구역(시군구)별/1세별 주민등록인구, 2013-2024년

8개 출생 코호트의 평균 잔존율을 비교하면 현금성 지원이 출생 이후 정주 유지로 이어졌는지 점검할 수 있다.

전국 인구구조 압력: 고령화율·노년부양비·중위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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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OSIS DT_1BPB002 주요 인구지표, 중위추계

저출산 정책은 출산율뿐 아니라 생산연령 인구, 고령화율, 부양비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 속에서 평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