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2.3. 생산연령인구는 증가했는가

전국 인구 감소는 모든 지역이 동시에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20년 동안에도 성장축과 축소축이 함께 만들어진다.

복지부담을 생각할 때 고령층 인구 증가를 보아야 한다면, 지역의 경제 기반을 생각할 때는 생산연령인구를 따로 보아야 한다. 전체 인구가 유지되어도 일하고 소비하고 세금을 내는 연령층이 줄면 지역경제는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전체 인구가 크게 늘지 않아도 생산연령인구가 유지되는 지역은 노동시장과 생활서비스의 기반을 비교적 오래 붙잡을 수 있다.

생산연령인구 변화를 어떻게 측정했는가

자료는 앞 절과 같은 KOSIS DT_1B04006의 시군구별 1세별 주민등록인구다. 각 시군구 i와 연도 t에 대해 15-64세 인구를 생산연령인구로 정의하고 다음과 같이 집계했다.

\[ W_{i,t} = \sum_{15 \le a \le 64} P_{i,a,t} \]

이후 각 시군구별로 다음의 단순회귀식을 추정했다.

\[ W_{i,t} = \alpha_i + \beta_i \times t + \varepsilon_{i,t} \]

여기서 β_i는 해당 시군구의 생산연령인구가 1년에 평균 몇 명씩 늘거나 줄었는지를 뜻한다. β_i > 0이면 노동공급과 소비 기반이 확장되는 지역, β_i < 0이면 생산연령층이 빠져나가거나 줄어드는 지역으로 읽었다. 관찰기간은 1세별 주민등록인구 자료의 안정적 이용 가능성을 고려해 2008년부터 2024년까지로 맞추었다.

시군구 15-64세 생산연령인구 변화 속도: 연도 회귀계수(200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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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OSIS DT_1B04006 행정구역(시군구)별/1세별 주민등록인구, 2008-2024; 행정구역 경계는 2018년 시군구 TopoJSON

각 시군구의 15-64세 주민등록인구를 종속변수, 연도를 독립변수로 한 단순회귀의 연도 계수다. 생산연령인구 증가는 지역 노동공급과 소비 기반의 확장 여부를 보여준다.

고령층 인구와 달리 생산연령인구의 지도는 훨씬 차갑다. 분석 대상 261개 시군구 중 생산연령인구가 증가 추세인 곳은 70곳, 감소 추세인 곳은 191곳이었다. 중위 시군구는 해마다 약 527명의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인구가 크게 줄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지역도, 내부를 들여다보면 일할 연령대가 이미 줄어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증가 지역은 매우 특정한 공간에 몰려 있다. 화성시, 세종특별자치시, 김포시, 용인시, 청주시, 인천 서구, 평택시, 하남시, 남양주시, 파주시가 대표적이다. 이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신도시 개발, 산업단지, 광역교통망, 주거 공급 확대, 행정기능 이전과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해 생산연령인구 증가는 출산율이 높아서 생긴 결과라기보다, 일자리와 주거를 따라 청년·중장년 가구가 이동한 결과에 가깝다.

반대로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은 훨씬 넓다. 오래된 대도시 중심부, 제조업 구조조정을 겪는 도시,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이 함께 포함된다. 이 지역에서 인구감소는 단순히 “사람 수가 줄었다”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세원, 소비시장, 학교 유지, 자영업 기반, 대중교통 수요, 의료·돌봄 인력 확보가 동시에 약해진다는 뜻이다. 특히 고령층은 늘고 생산연령층은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복지 수요와 부담 능력 사이의 간격이 빠르게 벌어진다.

이 대목에서 정책의 초점이 분명해진다. 출산장려금이나 인구유입 캠페인은 생산연령인구의 구조적 이동을 바꾸기 어렵다. 사람들이 실제로 머무는 곳은 일자리, 주거비, 교육, 교통, 돌봄, 문화생활이 함께 맞물리는 생활권이다. 따라서 생산연령인구 감소 지역의 정책은 단기적 전입 장려보다 지역 노동시장 재편, 주거 안정, 생활서비스 유지, 원격·분산 근무 기반, 지역대학과 산업의 연결처럼 훨씬 구체적인 조건을 다루어야 한다.

두 지도를 나란히 읽으면 한국의 지역 인구문제가 더 분명해진다. 고령층 인구는 거의 모든 곳에서 늘고 있지만, 생산연령인구는 소수 성장축에서만 증가한다. 결국 문제는 인구 총량 감소 하나가 아니라, 돌봄을 필요로 하는 인구는 넓게 늘고 그 부담을 감당할 인구는 좁은 지역으로 몰리는 구조다. 이 구조를 보지 못하면 인구정책은 여전히 “몇 명을 더 낳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갇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