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4.2. 어느 광역시도의 인구 순이동이 가장 큰가

출생만으로 지역 인구를 설명할 수 없다. 청년 이동, 외국인 유입, 국제결혼, 다문화 출생이 지역별 인구구조를 다시 만든다.

지역 인구를 이해할 때 출생과 사망만 보면 절반만 본 것이다. 어떤 지역은 아이가 적게 태어나도 전입이 많아 인구가 유지되고, 어떤 지역은 출생률이 크게 나쁘지 않아도 청년과 가족이 빠져나가며 빠르게 얇아진다. 그래서 지역 인구를 읽는 첫 질문은 “어디에서 태어나는가”가 아니라 “어디로 이동하는가”가 되어야 한다.

이 절에서는 KOSIS DT_1B26001_A03의 광역시도별 순이동을 사용했다. 순이동은 총전입에서 총전출을 뺀 값이다. 양수이면 그 해에 들어온 사람이 나간 사람보다 많았다는 뜻이고, 음수이면 반대로 빠져나간 사람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광역시도별 순이동 추세(2000-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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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OSIS DT_1B26001_A03 시군구/연령(5세)별 이동자수, 광역시도 순이동

순이동은 총전입에서 총전출을 뺀 값이다. 각 패널의 세로축은 해당 지역의 변동 범위에 맞추어 조정했으므로, 지역 간 절대 규모 비교는 제목의 최근 10년 평균과 최신연도 값을 함께 보아야 한다.

2025년만 보면 경기도의 순유입이 약 3만 3천 명으로 가장 크고, 인천광역시가 약 3만 2천 명, 충청북도가 약 1만 1천 명, 충청남도가 약 8천 명 수준으로 뒤따른다. 반대로 서울특별시는 약 2만 7천 명 순유출로 가장 크고, 광주광역시, 부산광역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울산광역시도 순유출을 보인다. 한 해의 수치는 경기 변동, 주택 입주 물량, 행정구역별 개발 일정에 흔들리기 때문에 최근 10년 평균으로 다시 보아야 한다. 2016-2025년 평균으로 보면 경기도는 매년 약 10만 6천 명 순유입되었고, 서울은 매년 약 7만 1천 명 순유출되었다.

이 숫자를 서울 대 경기의 단순한 대립으로만 읽으면 부족하다. 서울은 여전히 교육, 일자리, 문화, 행정 기능이 집중된 도시다. 그런데도 순이동은 계속 음수다. 이는 서울이 사람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특히 주거비와 가족 형성 조건이 맞물리면 서울에서 직장과 생활을 시작한 사람이 경기·인천 또는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흐름이 생긴다.

순이동의 크기가 어느 연령대 때문에 만들어지는지를 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분해 모형을 사용했다.

\[ M_{r,t} = \sum_a m_{r,a,t} \]

여기서 M_{r,t}는 지역 rt년도 총 순이동이고, m_{r,a,t}는 같은 지역과 연도의 연령대 a 순이동이다. 이 식은 회귀식이라기보다 회계식에 가깝다. 총 순이동은 연령대별 순이동의 합이므로, 어느 연령대가 지역의 순유입 또는 순유출을 주도하는지 직접 분해할 수 있다. 본문에서는 5세 연령을 0-14세, 15-19세, 20-24세, 25-29세, 30-34세, 35-44세, 45-64세, 65세 이상으로 묶고, 2016-2025년 평균을 계산했다.

광역시도 순이동의 연령대별 기여(2016-2025년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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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OSIS DT_1B26001_A03 시군구/연령(5세)별 이동자수, 광역시도 순이동

연령대별 순이동을 0-14세, 15-19세, 20-24세, 25-29세, 30-34세, 35-44세, 45-64세, 65세 이상으로 묶어 최근 10년 평균을 계산했다. 막대의 합은 해당 지역의 평균 순이동이다.

분해 결과를 보면 경기도의 순유입은 35-44세, 45-64세, 30-34세가 크게 기여한다. 이는 경기도가 단지 청년을 흡수하는 지역이 아니라, 직장·주거·자녀 양육을 함께 고려하는 가족 형성 이후의 이동을 받아내는 지역이라는 뜻이다. 서울의 순유출도 같은 방식으로 읽힌다. 서울은 20대 초중반과 25-29세에서는 순유입을 보이지만, 0-14세, 30대, 35-44세, 45-64세, 65세 이상에서 큰 순유출을 보인다. 서울의 인구 문제는 청년 일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주거비, 가족 형성, 중장년 생활 조건이 겹친 결과다.

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은 20대와 25-29세 유출이 중요한 축이다. 대학 진학, 첫 일자리, 경력 형성의 기회가 수도권이나 더 큰 생활권으로 이동하면서 지역의 젊은 층이 빠져나간다. 반면 전남·경북·강원·충북 같은 지역은 20대 유출과 45-64세 또는 65세 이상 유입이 동시에 나타난다. 청년은 빠져나가고 중장년·고령층은 들어오는 구조가 되면 총 순이동이 작아 보여도 지역의 연령구조는 빠르게 늙는다.

서울과 경기도의 20대·30대 이동은 무엇을 말하는가

저출산을 이해하려면 서울과 경기도를 하나의 수도권으로 묶어버리면 안 된다. 20대에게 서울은 여전히 진입의 도시다. 대학, 첫 직장, 문화자원, 네트워크가 몰려 있기 때문에 20대 순이동은 대체로 서울에서 플러스가 된다. 그러나 30대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혼, 출산, 전월세 부담, 더 넓은 주거공간, 자녀가 생겼을 때의 생활비가 한꺼번에 고려되기 시작하면서 서울은 가족 형성기의 사람을 계속 붙잡기 어려운 도시가 된다.

서울·경기 20대·30대 순이동 추세(2000-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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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OSIS DT_1B26001_A03 시군구/연령(5세)별 이동자수

20대는 20-24세와 25-29세, 30대는 30-34세와 35-39세 순이동을 합산했다. 서울은 청년기 진입, 경기도는 가족 형성기 정착의 흐름을 함께 보여준다.

2000년대에는 경기도가 20대와 30대를 모두 강하게 빨아들이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2000-2009년 평균으로 보면 경기도는 20대에서 매년 약 6만 4천 명, 30대에서 약 3만 9천 명의 순유입을 보였다. 서울은 같은 기간 20대는 순유입이었지만 30대는 매년 약 3만 1천 명 순유출이었다. 이 구도는 수도권 내부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작동했다. 서울은 기회를 제공하고, 경기도는 주거와 가족 형성의 공간을 제공하는 분업이 생긴 것이다.

최근으로 올수록 차이는 더 선명해진다. 2020-2025년 평균 서울의 20대 순유입은 약 4만 2천 명으로 커졌지만, 30대는 여전히 매년 약 2만 8천 명 순유출이다. 반면 경기도는 20대 순유입이 과거보다 약해졌지만, 30대 순유입은 계속 플러스다. 2025년에도 서울은 20대에서 약 3만 6천 명 순유입, 30대에서 약 1만 9천 명 순유출을 보였고, 경기도는 20대와 30대 모두 순유입을 유지했다.

이 흐름은 저출산 정책에 중요한 경고를 준다.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청년에게 현금 지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청년이 20대에 서울로 들어오고 30대에 서울을 떠나는 것은 단순한 선호 변화가 아니라 생애주기의 비용 구조 때문이다. 결혼과 출산을 생각하는 시점에 감당 가능한 주거, 안정적인 통근, 믿을 수 있는 돌봄, 배우자와 함께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노동시장 조건이 동시에 필요하다.

특히 서울의 문제는 “청년이 부족하다”가 아니다. 서울은 청년을 끌어들이는 힘이 여전히 강하다. 문제는 가족을 만들고 아이를 키우려는 단계에서 도시가 요구하는 비용이 너무 높다는 데 있다. 경기도의 문제도 단순히 인구가 들어온다는 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경기도가 서울에서 밀려난 30대와 가족 형성기 인구를 받아내는 곳이라면, 신도시와 외곽 생활권의 보육, 초등 돌봄, 산부인과·소아과 접근성,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연결성이 출산 결정의 핵심 조건이 된다.

따라서 수도권 저출산 정책은 서울과 경기도를 따로 보되 함께 설계해야 한다. 서울에서는 가족 형성기 주거와 일·가정 양립 조건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고, 경기도에서는 유입된 30대가 긴 통근과 돌봄 공백 때문에 둘째 출산을 포기하지 않도록 생활권 인프라를 먼저 확충해야 한다. 출산정책은 출생아 수를 직접 겨냥하는 정책이 아니라, 20대의 진입 도시와 30대의 정착 도시 사이에 끊어진 생애 경로를 다시 잇는 정책이어야 한다.

따라서 광역시도 순이동은 단순한 인구 증가·감소 지표가 아니다. 그것은 생애주기별 선택의 결과다. 20대 이동은 교육과 첫 일자리의 신호이고, 30-40대 이동은 주거와 양육 조건의 신호이며, 45세 이상 이동은 은퇴 전후 생활권 재배치의 신호다. 지역정책이 효과를 가지려면 어느 연령대가 왜 빠져나가고 왜 들어오는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