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

6.2. 외국인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가

외국인 유입은 인구감소의 빈칸을 일부 메울 수 있지만, 통계 정의와 지역 정착 조건을 구분하지 않으면 과대평가되기 쉽다.

증가한다는 사실보다 어디서, 어떤 의미로 증가하는지가 중요하다

외국인은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장은 절반만 맞다. 어떤 통계를 보느냐에 따라 외국인의 규모도, 증가 속도도, 정책적 의미도 달라진다.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은 지역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이주 배경 주민의 넓은 범위를 보여주고, 인구총조사 외국인은 국내에 실제로 3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 국적자를 보여준다. 법무부 체류외국인은 출입국 행정상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을, 등록외국인은 90일을 초과해 체류하기 위해 등록한 외국인을 보여준다.

통계 기준별 외국인 규모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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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 KOSIS DT_1JA1503 성 및 현재 국적별 외국인 - 시도, KOSIS DT_1B040A5A·DT_1B040A11 법무부 출입국자및체류외국인통계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은 귀화자와 외국인주민 자녀까지 포함하고, 인구총조사 외국인은 3개월 이상 거주 외국인을, 법무부 통계는 체류·등록 행정대상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시기에 외국인 규모는 일시적으로 꺾였다가 다시 증가한다. 다만 선들이 같은 위치에서 움직이지는 않는다.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은 귀화자와 외국인주민 자녀를 포함하기 때문에 통상 가장 넓은 범위를 보인다. 인구총조사 외국인은 외국 국적자 중 국내에 3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을 잡는다. 법무부 체류외국인은 체류 행정의 관점에서 단기체류까지 포함해 움직이고, 등록외국인은 장기 체류의 보다 좁은 범위를 보여준다.

이 차이는 해석의 차이로 이어진다. 등록외국인이 늘어난다는 것은 지역 노동시장, 유학, 결혼이민, 장기체류 수요가 커진다는 뜻에 가깝다. 체류외국인이 늘어난다는 것은 더 넓은 출입국 흐름이 회복되거나 확대된다는 뜻이다.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이 늘어난다는 것은 지자체가 교육, 복지, 의료, 주거, 통합정책으로 대응해야 할 생활권 주민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전국 총량만 보면 외국인이 한국의 인구감소를 어느 정도 완충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역 수준으로 내려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외국인 비중은 전국에 고르게 퍼져 있지 않다. 특정 산업단지와 농어촌 노동수요 지역, 수도권 제조업·서비스업 생활권, 항만과 공업도시 주변에서 훨씬 높다. 즉 외국인 유입은 전국 평균의 완만한 변화가 아니라 일부 지역의 매우 선명한 구조 변화다.

2024년 시군구 외국인주민 비중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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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행정안전부 2024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 통계표

시군구 총인구 대비 외국인주민 비중을 구간별로 집계했다. 외국인주민에는 한국국적을 가지지 않은 자, 한국국적 취득자, 외국인주민 자녀가 포함된다.

2024년 시군구별 외국인주민 비중 분포를 보면 차이는 더 선명해진다. 대부분의 지역은 낮거나 중간 수준의 비중에 머물지만, 일부 지역은 이미 외국인주민이 지역 인구의 상당한 몫을 차지한다. 이런 곳에서 외국인은 보조적 노동력이 아니라 지역사회 자체를 구성하는 주민이다. 학교의 언어지원, 보건소의 접근성, 임대주택과 기숙사 문제, 산업안전, 다문화 가족지원이 모두 인구정책의 일부가 된다.

상위 지역의 추세를 보면 외국인 유입이 일시적 사건인지 구조적 변화인지 더 분명해진다. 아래 패널은 2024년 행정안전부 외국인주민 비중이 높고, 법무부 등록외국인과 주민등록인구를 같은 시군구 단위로 일관되게 연결할 수 있는 6개 지역을 골라,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등록외국인을 주민등록인구로 나눈 비중을 그린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넓은 외국인주민 비중과 법무부의 등록외국인 비중은 정의가 다르므로 값이 같지는 않지만, 지역별 장기체류 외국인의 증가 방향을 읽는 데 유용하다.

외국인 비중 상위 6개 시군구의 등록외국인 비중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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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OSIS DT_1B040A11 시군구별 등록외국인, KOSIS 행정구역별 주민등록인구

행정안전부 2024 외국인주민 비중 상위 지역을 대상으로, 2020-2024년 등록외국인을 주민등록인구로 나눈 비중을 패널로 제시했다.

수요와 예산의 불일치도 함께 보아야 한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지역을 확인한 뒤에는 자연스럽게 예산의 질문이 따라온다. 외국인주민이 많은 지역은 통역, 한국어교육, 산업안전, 주거, 보건의료, 학교 적응, 가족지원, 노동상담 같은 생활권 수요가 동시에 커진다. 그러나 국회미래연구원의 인구변화 중장기 전략 보고서가 지적하듯, 외국인 규모와 외국인정책 예산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예산은 다문화가족 지원에 집중되고, 어떤 수요는 등록외국인 노동자나 유학생, 미등록 체류자, 외국국적동포, 산업단지 노동자의 생활문제에서 발생한다.

이 불일치는 지역정책에서 매우 중요하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시군구라고 해서 모두 같은 예산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결혼이민자와 자녀가 많은 지역은 가족지원, 학교와 언어발달 지원이 중요하다. 제조업·농업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지역은 산업안전, 임금체불 상담, 기숙사와 주거환경, 응급의료 접근성이 더 급하다. 유학생이 많은 지역은 대학과 지역사회 연결, 졸업 후 체류 경로, 청년 주거와 일자리 정보가 중요하다. 그런데 예산 항목이 특정 유형의 외국인만을 전제로 설계되면 실제 지역 수요가 큰데도 지원 밖에 놓이는 집단이 생긴다.

따라서 외국인정책은 “외국인이 많은 곳에 예산을 더 준다”는 방식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지역별 외국인 구성, 체류자격, 가족 동반 여부, 노동시장 위치, 주거 형태, 자녀 유무를 함께 보아야 한다. 이 책의 시군구 외국인 비중 분석은 바로 그 출발점이다. 숫자는 어디를 먼저 보아야 하는지 알려 주지만, 예산은 그 지역의 외국인이 어떤 주민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따라가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순위보다 방향이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지역은 대체로 코로나19 이후 다시 외국인 등록 규모가 늘어나는 흐름을 보인다. 산업단지와 농업 노동수요가 큰 지역에서는 외국인이 지역 경제의 빈자리를 메우고, 수도권 생활권에서는 일자리와 주거비, 기존 이주민 네트워크가 결합하면서 외국인 밀집이 유지된다. 외국인이 많은 지역은 단지 외국인이 “유입된” 지역이 아니라, 외국인이 머물 수밖에 없는 경제 구조와 생활 인프라가 형성된 지역이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해결책인가. 부분적으로는 그렇다. 노동력이 부족한 산업과 지역에서 외국인 없이는 이미 작동하기 어려운 현장이 많다. 그러나 인구감소의 해법으로서 외국인을 말하려면 “받아들이면 된다”에서 멈출 수 없다. 체류가 정착으로 이어지고, 정착이 가족과 지역사회 참여로 이어지며, 지역사회가 차별 없이 함께 살아갈 제도를 갖출 때 외국인 유입은 인구정책의 실질적 자산이 된다.

반대로 외국인을 단기 노동력으로만 다루면 인구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새로운 불평등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지역은 일할 사람을 얻지만, 주거와 안전, 교육과 의료, 사회적 관계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 외국인정책의 핵심은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머물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만드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