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2.2. 고령층 인구가 증가했는가

전국 인구 감소는 모든 지역이 동시에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20년 동안에도 성장축과 축소축이 함께 만들어진다.

전체 인구가 증가했다는 말은 정책적으로 너무 거친 표현이다. 같은 1만 명 증가라도, 그 증가가 20-50대의 유입에서 온 것인지, 65세 이상 고령층의 증가에서 온 것인지에 따라 지역이 직면하는 과제는 완전히 달라진다. 고령층 인구 증가는 지역이 더 늙어 간다는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의료, 돌봄, 장기요양, 교통, 주거개조, 기초연금과 같은 복지 수요가 어느 공간에서 빠르게 커지는지를 알려주는 신호다.

고령층 인구변화를 어떻게 측정했는가

자료는 KOSIS DT_1B04006의 행정구역(시군구)별 1세별 주민등록인구다. 이 표는 1세 단위 연령 자료를 제공하므로, 각 시군구 i와 연도 t에 대해 65세 이상 인구를 다음과 같이 다시 집계했다.

\[ O_{i,t} = \sum_{a \ge 65} P_{i,a,t} \]

그 다음 각 시군구별로 65세 이상 인구를 종속변수, 연도를 독립변수로 둔 단순회귀식을 추정했다.

\[ O_{i,t} = \alpha_i + \beta_i \times t + \varepsilon_{i,t} \]

여기서 β_i는 해당 시군구의 고령층 인구가 1년에 평균 몇 명씩 늘었는지를 뜻한다. 자료가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기간을 맞추기 위해 관찰기간은 2008년부터 2024년까지로 두었다. 세종시처럼 중간에 신설된 지역은 가능한 관찰연도만 사용했고, 통합이나 분구가 있었던 지역은 경계 변화의 영향을 함께 고려해 읽어야 한다.

시군구 65세 이상 인구 변화 속도: 연도 회귀계수(200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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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OSIS DT_1B04006 행정구역(시군구)별/1세별 주민등록인구, 2008-2024; 행정구역 경계는 2018년 시군구 TopoJSON

각 시군구의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를 종속변수, 연도를 독립변수로 한 단순회귀의 연도 계수다. 고령층 인구 증가는 복지·의료·돌봄 수요의 공간적 압력을 보여준다.

결과는 매우 선명하다. 분석 대상 261개 시군구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의 회귀계수가 음수인 곳은 없었다. 즉 지난 2008-2024년 사이 고령층 인구는 일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시군구에서 증가했다. 중위 시군구도 고령층 인구가 매년 평균 약 1,205명씩 늘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도 고령층은 늘고,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에서도 고령층은 함께 늘었다는 뜻이다.

다만 증가의 의미는 지역마다 다르다. 창원시(통합), 용인시, 고양시, 청주시, 수원시, 남양주시, 부천시, 성남시처럼 규모가 큰 도시에서는 고령층 증가가 절대 인원으로 크게 나타난다. 이 지역들은 이미 병원, 교통, 복지시설이 비교적 많이 갖춰져 있지만, 고령층의 증가 속도가 빠르면 기존 인프라가 충분하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장기요양, 방문돌봄, 노인일자리, 만성질환 관리처럼 사람과 시설이 동시에 필요한 서비스는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행정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압력으로 누적된다.

반대로 군 지역이나 인구가 작은 지역에서는 연평균 증가 인원이 대도시보다 작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숫자를 부담이 작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된다. 작은 지역은 병원, 대중교통, 돌봄 인력, 사회복지시설의 기본 규모가 작기 때문에, 고령층 인구가 수백 명만 늘어도 행정서비스의 밀도와 접근성 문제가 더 크게 드러날 수 있다. 절대 증가 규모와 고령화율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분석이 말해 주는 핵심은, 지역 인구정책이 더 이상 “인구를 늘릴 것인가 줄일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령층 인구 증가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진행되는 공통 조건이다. 따라서 지자체의 과제는 고령화를 막는 것이 아니라, 고령층 증가가 생활권 안에서 어떤 부담으로 나타나는지 미리 계산하는 것이다. 병원까지의 거리, 장기요양기관의 정원, 돌봄 인력의 확보, 노인 빈곤과 주거 취약성, 대중교통의 접근성은 앞으로 인구정책의 중심 지표가 되어야 한다.